작성 03/18/2025
게시 03/18/2025
한수정
이 시리즈는 작성자가 보거나 들었던 공연이나 음악을 현재 시점에서 복기해 리뷰하려는 프로젝트이다. 원래 <시차의 리뷰> 시리즈를 생각했을때에는 당연히 ‘과거’에 내가 감상했던 무언가에 대해 쓰려고 했다. 정확한 정보를 찾아보며 기억을 되살리려 노력하기보다, 틀리고 잘못된 기억이라도 기억하는 그대로 써보려 노력하면 더 재미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제목을 써놓고 보니… 혹시 내가 미래에 감상할 무언가에 대해 쓸 지도 모른다.
아무튼 이 글은 지난 2021년 4월 부산 영화의 전당에서 감상했던 <문지영 양성원 듀오>의 베토벤 첼로 소나타 공연에 관한 리뷰이다. 하늘연…소극장이라는 인상적인 네이밍의 소극장에서 관람했던걸로 기억하고, 나는 이 공연에 대해 나의 일기장에 다음과 같은 사진과 짧은 메모를 남겼다.


남긴 메모 : Beethoven Cello Sonata no.2, no.3, no.4 로 변경됨. 인스타 리뷰 참조
하지만 불행히도 나는 인스타 게시물을 삭제해버렸고 이 공연에 대한 나의 단서는 위 내용만 남아버렸다.
그럼에도 저 메모는 공연에 대한 굉장히 핵심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데, 원래 베토벤 첼로 소나타 2~5번이 예정되어 있었지만, 난생 처음 겪는 소동 때문에 소나타 5번은 결국 취소되었기 때문이다.
이 날 공연을 시작한 문지영은 어딘가 불편하고 불안해 보였는데, 아니나 다를까 공연은 첫 곡이 끝난 뒤로 갑자기 문지영이 자리를 뜨며 중단되었다. 문지영에 따르면 건반 일부가 올라오지 않는 문제가 발생해서 더이상 연주를 지속할 수 없었다고… 혼자 남은 양성원 첼리스트는 상당히 당황스러워 보였다. 생각해보니 문지영이 설명을 제대로 안하고 무대를 나간탓에 양성원도 추후 설명을 듣게 되어 관객의 입장과 별로 다를바가 없었음. 그런데도 공연 짬밥이 짬밥인지라 혼자 바흐 연주하고 (그 광고에 많이 나오는 첼로곡) 작곡가 썰 풀면서 (막 모차르트 곡은 연주해보면 완벽하다; 뭐 이런얘기 함) 관객을 위로하기 위해 애썼다. 이윽고 이미 멀리 가버렸던 조율사가 다시 차타고 허둥지둥 돌아온 삘로 돌아와서는 한참 피아노를 만지고…. 공연이 재개되었다. 근데 이미 양성원 첼리스트는 탈탈 털려버렸고… 이전 양성원 첼로를 못들어봐서 그런데 엄청 공허하고 텅 빈 소리가 나서 좀 실망했다. 아이러니하게도 문지영의 반주는 굉장히 훌륭했고, 문지영의 반주 때문에 나는 베토벤 첼로 소나타 2, 3번이 좋아져 한동안 출근곡으로 애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