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 02/28/2025
게시 03/18/2025
Poème
2024년 의학을 대표하는 저널 Lancet 에서는 치매의 위험 인자로 후천적 청력 소실을 발표했다. 전체 위험인자를 100%으로 잡을 때 무려 7%라는 높은 수치였다. 왜 이렇게 영향을 많이 주는지에 대해 여러가지 설명이 가능하겠지만, 단순하게 말하자면 그만큼 귀로 듣는 것이 인간에게 영향을 많이 준다는 뜻이다. 태교의 축이 되는 핵심 감각도 청각이고, 임종이 임박한 사람에게 가장 마지막까지 남아 있는 감각 또한 청각이다. 엄마의 뱃속에서부터 마지막 그 생명을 다할 때 까지, 사람은 소리를 듣는다.
사람은 소리를 듣고 판단을 한다. 그것이 듣기 좋은 소리인지 나쁜 소리인지, 취향에 맞는 소리인지 아닌 소리인지, 무엇과 비슷한 소리인지 등등.. 그 판단의 기준은 절대적이기도 하고, 상대적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아기 동물이 내는 소리는 많은 이들에게 귀여움을 불러 일으키지만, 포식자 동물의 소리는 두려움을 불러 일으킨다. 반면 낭만주의 이후 음악에서 필수적으로 활용되는 (보통 루바토로 대표되는) 박자 감각의 경우, 듣는 사람 본인 내지는 본인 어머니의 심박동 주기와 유사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편 사람은 같은 소리를 다르게 판단하기도 한다. 이별을 경험한 후 전 애인의 목소리, 발자국 소리와 유사한 소리만 들려도 소름이 끼치는 경험을 많이 하는 것 처럼 말이다. 그 소리들은 분명 한 때는 가장 큰 행복을 불러일으키는 소리들이었을 것이다.
이 지면을 통해 소개하는 여러 소리들은 필자의 시선으로 선정하여 고른 것들인 만큼, 필자의 고유 감각과 필자의 주관적 경험이 반영될 수 밖에 없다. 그러므로 필자의 이야기를 소리라는 소재를 빌려서 하고 있다는 지적을 완전히 반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다만 글을 쓰며 하나의 목적이 있다면, 논쟁적이고, 무언가 말을 하고 싶어지는 글이 되었으면 한다. 읽는 이들이 각자 내면에서 떠오르는 어떠한 경험들을 떠올리고, 그것을 통해서 필자에게 적극적으로 반박하며 새로운 이야기들을 만들어가는 그런 지면이 되었으면 한다.